k씨가 사는 곳에는 24시간 싸우나가 있다.

 

밤늦게 가면 사람이 거의 없어서 탕을 전세낸 듯한 기분이 들어 k씨는 종종 하루 마지막 일과로 가곤 했다.

 

그 날도 그렇게 한밤중에 싸우나에 들렀는데, 목욕탕 안에 들어가보니 과연 텅비어있었다.

 

자신을 제외하면 단 한명뿐이었는데, 한아저씨가 온탕안에 들어가서 뻘개진 얼굴로 만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k씨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뜨겁긴한데 나갈 정도는 아니라 팔을 빼서 열기를 식히려나보다' 정도로 생각하고 샤워를 했다.

 

그리고 온탕안에 들어갔는데, 아직도 그 아저씨는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뭔가 이상함을 느낀 k씨.

 

게다가 그 아저씨는 k씨를 바라보면서 뭔가 신음같은걸 쥐어짜고 있는 것이 아닌가

 

k씨가 가만히 살펴보니, 아저씨의 얼굴은 도저히 온탕을 느긋히 즐기고 있다고 볼수 없는 고통스런 표정이었다.

 

무언가 발작이라도 일어났나 싶은 k씨는 목욕탕 주인을 불러 힘을 모아 그 아저씨를 탕 밖으로 끌어내 눕혔다.

 

 

잠시후 정신을 차린 아저씨가 한말인 즉,

 

탕속에 들어가 있으려니 천장에서 두 팔이 스르륵-하고 내려와서 자기 양 팔을 붙잡아 천장으로 끌어당기려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버텼던 것-이 바로 만세 포즈의 정체였던 것이다.

 

그런데 k씨가 정말로 오싹함을 느낀 것은 그 이후였다.

 

아저씨는 몇번이나 사람의 팔이 아니었어, 라고 말한 것이다.

 

k씨는 천장에서 내려온 팔이 사람 팔이겠어요? 라고 웃으며 말했으나 그 아저씨는 정색하고 대답했다고 한다.

 

 

팔의 형태 자체가 사람의 팔의 형태와 완전히 달랐다고-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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