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네헤카라에 불타는 태양이 내리쬐는 아침이 왔습니다.


호화로운 침실에 누워있던 김툼킹의 텅빈 눈구멍에 파란 불이 들어옵니다.


상체를 일으킨 김툼킹은 자기 옆에 말라 비틀어진 미라가 누워있는걸 보고 깜짝! 하고 놀랍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애첩 박세페리타라는걸 깨닳은 김툼킹은 한숨을 쉽니다.


"과연 네헤카라 최고의 미녀 답구나. 여신같이 아름답도다."


김툼킹은 혹시 박세페리타가 깨어서 듣고 있을까봐 이 말을 덧붙이고 침실을 떠납니다.


문득 자긴 성기도 없고 성욕도 없는데 왜 애첩이 필요한가 의문이 듭니다. 

 

사실 3천년째 궁금해하고 있지요.


김툼킹은 황금과 청동으로 만들고 보석을 박아넣은 왕실 식탁에 앉아 죽어서도 봉사하는 시종들에게 명령합니다.


"아침은 가볍게 먹고 싶구나. 무화과 한그릇과 와인 한잔을 다오."


잠시 시간이 지난후 시종들은 은그릇에 담긴 무화과와 수정잔에 담긴 와인을 가져왔습니다.


그동안 김툼킹은 자기가 누구고 여기가 어딘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3천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서 자기가 누군지 알아낸 김툼킹은 와인을 마시고 무화과를 먹습니다.


김툼킹이 아침을 먹는 동안 시종들은 김툼킹의 텅빈 몸을 통과해 바닥에 쏟아진 무화과와 와인을 닦느라 바쁩니다.


"음. 이 부드러운 풍미와 깔끔한 뒷맛. 역시 켐리산 와인은 와인의 왕이도다."


물론 미각 따위 없지만 김툼킹은 그렇게 말합니다.

 

 

식사를 마친 김툼킹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칩니다.

"짐은 오늘 주제를 모르는 아라비를 정벌하러 가겠다. 군대를 깨우거라. 우사브티도 깨우고 스핑크스를 가동시켜라."


명령을 내린 김툼킹은 왕실 사관을 돌아보며 덧붙였다.


"이는 무엄하게도 짐의 신성한 영토를 침범한 산자들을 벌하기 위함이니라."


그리고나서 사관이 혹시 '이 원정은 사실 자신의 비참한 처지에서 잠시라도 눈을 돌려보려는 왕의 발악이다' 라고 쓰지 않나 슬쩍 훔쳐보는 김툼킹.


그러나 사관의 육체에는 비싼 매직와드가 안쓰여서 그 정도의 자의식은 없었기에 왕이 말한대로 씁니다.


김툼킹의 마음이 조금 편해집니다.

 

 

 

/워해머 판타지에는 옆집 살면 X같은데 뉴스로 보면 재밌는 부류가 많이 나오지.

 

툼킹은 본래 영생을 추구하여 그것이 가능해질때까지 자신의 신체를 보존한 케이스로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면 이집트식 냉동수면이 적절하리라.

 

아무튼 자신들이 바랬던, 황금낙원에서 영원한 젊음과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과 완전히 다른.

 

죽음의 사막이 된 네헤카라에서  감각도 없는 산송장 상태가 된 비애와 울분이 툼킹의 키워드.

 

참고로 와인과 무화과가 몸을 통과해서 쏟아지는건 툼킹 아미북에 나오는 오피셜인데,

 

툼킹이 네헤카라에서 저런걸 어떻게 구하나 궁금한데, 아마도 아라비에서 약탈했거나 혹은 툼킹의 영토가 운좋게 네헤카라 경계쯤이라 농사 가능한 땅이 있는 케이스로 생각된다.

 

아! 포도 농장에서 해골 농부가 뙤약볕 아래 영원히 무임금으로 일하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헬 네헤카라!!!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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