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을 준비중인 a군의 친구중에는 자살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a군은 그 친구가 정말 자살한 것이 아니란 확신을 갖고 있는데

 

친구가 자살하기, 아니 시체로 발견되기 일주일 정도 전에 자신에게 묘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친구의 말로는 자신이 요즘 이상한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앞을 걸어가는 꿈이었다.

 

그야 매일매일 지나는 길이니 꿈에 나와도 이상할리가 없고 생생한 것도 당연하리라.

 

그렇게 여긴 친구였지만 그 다음날에는 아파트 앞 상가를 지나쳐가는 꿈을 꾸었고

 

또 다음날에는 그 앞의 대로를 건너는 꿈을.

 

이렇게 매일매일 전날 지나온 길의 다음을 걸어가는 꿈이 일주일넘게 계속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꿈속의 여정은 어느사이인가 전혀 경험해본 적이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

 

다녔던 고등학교 뒤에 있던 산속으로 들어가 길도 없는 나무 사이를 걸어가

 

산속 깊은 곳, 큰 바위가 있는 어느 장소에 접어들어 바위아래를 파들어가니 검은색 가방이 나타났고

 

그 가방을 열자 안에는 만원권 지폐 다발이 가득하다- 라는 것으로 이 연속된 꿈은 끝났다고 한다.

 

그리하여 친구는 꿈속의 여정을 따라가 돈가방을 찾아 부자가 될거야! 그런데 산속에 혼자 들어가기 겁난다며 a군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돈가방을 찾으면 돈다발 하나를 주겠다는 통큰 제안이었지만 a군은 바로 거절했다.

 

a군 역시 산옆의 고등학교를 다녔었기에 그 산이 은근히 크고 산짐승도 나오며

 

자살자의 시체를 뜯어먹은 들개떼가 있다같은 괴담스런 이야기도 몇개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꿈속에 나온 돈가방을 찾으러 간다는 이야기 자체가 허황되었기에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기도 했고.

 

그런데 친구는 진지했는지 산에 들어갔고 그대로 행방불명이 되었다.

 

친구의 가족이 낸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산에 들어간다고 했다는 말에 따라 산을 수색했고

 

마침내 친구는 산 속의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친구는 유언장을 남겨두었다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 산은 꾸준히 자살자가 나오는 곳이고

 

깊은 산속에 캠핑장비등을 전혀 챙겨오지 않은지라 경찰은 자살자로 처리했다.

 

 

a군은 친구가 꾼 연속된 꿈을 산속의 자살자 귀신들이 자신들의 동료를 늘리기 위해 부린 수작이고,

 

친구는 그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마사는 이렇게도 생각한다.

 

어쩌면.

 

 

다른 '자살자'들 역시 친구가 꾸었다는 그 꿈을 꾸고 산속으로 들어간게 아닐까?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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