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귀신을 호러 캐릭터로서 찬양했었지만-
그 공포 코드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은 감이 있어 약간 보탠다.

일단 귀신의 모습이 공포스런 가장 큰 이유로 귀신이 죽음과 부의 형상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그런데 어둠속 귀신의 모습, 인간형태의 그 '애매한 실루엣'이 공포코드가 되는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인간의 시각적 인식- 반응 시스템에 비밀이 있지.
여러가지로 해석가능한 이미지를 만났을때, 인간은 필수적으로 위험한 해석을 떠올린다.
이것은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생존 본능의 일환이다.
어둠속에서 움직이는 커다란 물체를 보았을때 당장 겁먹어 피하는 인간과 그 물체의 정체가 확실해질때까지 그 자리에서 관찰을 계속하는 인간이 있을 경우-
어느 쪽이 맹수에게 잡아먹힐 확률이 높을까?
'공포'도 생존에 유리하므로 남겨져 발전한 형질인거다.


그러나-
알다시피 현대 도시에서 맹수는 동물원의 구경거리다.
맹수뿐 아니라 인류가 진화하면서 겪은 많은 위험요소가 위력을 상실했다.
악의를 품은 타인은 여전히 위험하지만 인간을 보는 것만으로 두려워해서야 사회생활 못한다.
그러므로 그 흐릿한 실루엣의 공포의 자리에는 철저한 타자이자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공포를 연상시키는 존재, 귀신의 비중이 커져간 것이다.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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