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영화화를 듣고 많은 팬들은 기대와 동시에 우려도 품었다.
원작을 제대로 못살리면 어쩌지? 원작과 다르면 어쩌지?
많은 경우 서로 모순되기까지하는 이 우려의 일부는 맞았다.
사실 반지의 제왕 영화는 첫장면부터가 원작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 첫장면은 바로 사우론의 암흑군대와 인간.엘프 연합군의 전쟁씬이다.
이 박진감 넘치는 전쟁씬에서 마침내 어둠의 군주 사우론이 등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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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효능은 힘+50, 스플래시 범위 30, 100%넉백 임이 밝혀진다.....
(반지낀 사우론의 구체적인 전투력에 대해선 언급이 되지않으므로 영화에서 보여준 것이 표준이 되어도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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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실두르를 그냥 죽이면 될걸 괜히 멱살 한번 잡으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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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날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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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샵의 상품목록이 되는 굴욕을 당하는 사우론씨......

그 아저씨의 굴욕에 대해 마사랑 진지하게 목록을 만들어 살펴볼 날이 올것이고-

이실두르가 사우론의 손가락을 자른 것은 맞지만 본래는 영화와 그 정황이 크게 틀리다.

이실두르가 사우론에게 죽기 직전에 엉겁결에 휘두른게 운좋게 손가락을 날린게 아니라-
중상을 입은 사우론의 손가락을 이실두르가 잘라낸 것이다!!!
즉, 길갈라드와 엘렌딜은 사우론에게 중상을 입힐수 있는 힘이 있었다는 것!
얘들도 한 비범하는 애들이라 그거지.

물론 사우론의 힘이 영화에서처럼 강하지 않았을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우론의 능력이 보통의 트롤이나 나즈굴 정도였다면
간달프들이 절대반지에 그렇게 ㄷㄷㄷ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안그런가? 사우론이 절대반지 손에 넣는다는건 이실두르에게 반지 빼았기기 전으로 돌아간다는 거다.
그말인 즉슨 사우론의 힘이 영화대로이건 아니건 반지의 제왕 시대에선 감당할수 없는 존재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란 거다.
역으로 말해 길갈라드의 시대에는 큰 희생을 치루긴 했더라도 사우론와 싸워서 제압이 가능한 자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즉, 과거에는 그런 에픽 레벨이 존재했다.
좀더 정확히는 모르고스, 사우론, 발로그, 용같이 반지의 제왕 시대에는 초월적으로 여겨지는 존재들과 한판 붙어볼만한 힘을 가진 존재들이 과거에는 있었다.

발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강력한 엘프 페아노르.
그는 실마릴리온을 만들어냈고 그의 저주는 발라들조차도 어기지 못했으며
너무나 강했기에 그가 죽는 순간 육체가 소멸해버린 그는 모르고스를 궁지에 몰기도 했다.

그리고 핀골핀.
모르고스에게 일기토를 신청해 7곳의 상처를 낸후 왼쪽 다리에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입히고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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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델리온은 발로그의 왕 고스모그를 죽이고 죽는다.
인간 영웅 후린을 산채로 잡기 위해서 거인 가드들이 떼로 희생되어야 했다.
그외에도 사우론을 물어 죽인 개(!!!!).
용과 싸운 독수리등.

실마릴리온에서 필멸을 넘어선 에픽레벨 존재들과 그들의 전투가 담담하게 그려진다.

그것은 반지의 제왕 원작에서 이미 많이 사라졌으며 그나마 남은 흔적마저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는 제거된다.

실마릴리온과 반지의 제왕의 레벨 차이는 무엇에서 근원할까?
톨킨의 설정 미스?
아니다. 물론 톨킨은 발로그의 파워레벨 등에서 설정의 세부를 수정한 적은 있다.
(원래 발로그는 모르고스 휘하에 많은 숫자가 있었다.
곤돌린 공방전등에서 묘사를 보면 모르고스 군 전체에 발로그가 천단위는 있다는걸 알수 있다.
그러다 나중에 톨킨은 발로그를 영화에서처럼 압도적인 힘으로 그리되 숫자를 대폭 줄이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톨킨의 작품들안에서는 통일된 흐름을 가지고 있고
그저 세부설정에 목매는 사람들만 골탕을 먹일 뿐이지.

레벨차이의 근원.
그것은 반지의 제왕, 그리고 실마릴리온, 톨킨 월드 자체에 애수가 배어있는 이유와도 같다.
톨킨의 이야기는 영웅들이 이제껏 보지 못한 영광을 향해 전진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악의 준동에 의해 원래 가졌던 빛과 영광을 잃어버리고, 그러면서도 시대가 흘러갈수록 깊어지는 어둠에 맞서는 비장한 이야기다.

실마릴리온은 결국 모르고스가 원래 완벽했을 세상을 얼마나 망쳐놨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더욱이 기독교에서 사탄과는 달리 그의 위업이 끝나고 마침내 종말을 맞을때, 세상이 더 좋아지지도 않았다.
그가 남긴 많은 상처는 영원히 남을 것이고 사울론과 발로그, 오크, 트롤등 많은 재앙의 뿌리가 살아남았다.
실마릴리온의 제목이자 궁극의 보석으로 신성과 욕망의 상징인 실마릴리온조차 운골리안트가 말려죽인 영생목의 남은 빛을 담은,
어떤 의미론 모조품이자 대체품이다.

반지의 제왕도 그렇지 않은가.
호비트 마을에 닥친 일은 중간계의 역사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평화로운 땅에 악당이 와서 어둠을 뿌리고, 결국 악당이 쫓겨난다해도 온전히 복구되지는 않는다.
또한 결말은 어떤가?
빌보도, 프로도도 간달프도 전부 서쪽의 발라노르로 떠나버린다.
아라곤은 왕이기에 중간계에서 생을 다하지만 그 후 김리도 레골러스도 발라노르로 떠난다.
불멸인 엘프의 왕들, 이름을 떨친 영웅들 모두 떠나고 샘과 그 아이들이 남는 중간계.
신화시대에서 역사시대로서의 전환기로 볼수도 있고, 이제야말로 온전한 중간계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할수도 있겠으나-
프로도의 말처럼 잃어버린 것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그것은 애달픈 일이다.....


톨킨의 유고를 바탕으로한 후린의 아이들이 출판된다고 한다.
톨킨 월드는 톨킨 사후에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진심으로 바래본다.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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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릴리온을 영상으로 보는 날이 오기를-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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