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결코 빠트리고 넘어갈수 없는 것이
바로 e-스포츠를 비롯한 게임외적 요소다.
한편, 스타크래프트2 자체도 게임외적관점 없이는 제대로 해석하기 힘든 게임이다.
이번 글에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자




한국 최대의 게임 잡지인 게이머즈에서 '엄재경' 온게임넷 해설을 인터뷰한 기사를 보면
엄재경 해설은 스타2가 스타1과 시스템, 종족구성 등 게임 내적으로 변화가 의외로 적은 것을 두고
'스타2는 보장된 히트게임의 틀을 이용해 새로운 배틀넷을 정착시키기 위한 얼굴마담이다'
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것은 상당히 근거가 있고 마사 또한 여기에 동감한다.

우선 스타2가, 10여년이라는 세월의 흐름과 항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던 블리자드의 신작 철학을 감안해본다면 지나치게 스타1과 비슷하다는 생각이야 누구나 갖고 있던 것이리라.
그러면서 혁신적인 부분이 '맵에디터' '멀티플레이'등 게임내적요소지만 어느 정도 '외'라고 볼수 있는 부분에 집중된 것 역시 의아한 점이었다.

한편 이미 블리자드는 자사의 현재 돌아가는 게임들을 배틀넷에 통합시키는 작업을 한창해두었다.
여기에는 워크래프트3같이 원래 배틀넷이 존재하는 게임뿐 아니라
와우같이 배틀넷과는 별 관계가 없던 게임까지 포함된다는 것이 눈여겨볼 점이다.

그 자체로 mmorpg인 와우가 패키지 게임의 멀티플레이용 네트워크인 배틀넷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자면 수긍이 간다.
이것은 배틀넷 계정이라기보다 블리자드 통합 계정과 같은 의미인 것이다.
본인이 구입해서 정식 사용자 인증을 마친 게임을 다운받을수 있다는 점을 보라.

또 앞서말한 스타2에서 혁신적인 부분중 하나, 스타2의 맵에디터를 보도록 하자.


보았는가?

이것은 더이상-
리얼타임 전략 시뮬레이션의 맵 에디터가 아니다.
이것은 명백히 '범용 게임 제작 툴'의 영역에 도달했다.

저 정도의 퀄리티와 확장력을 가진 맵에디터를 오직 스타크래프트2라는 패키지 게임을
빛내기 위해 만든 것이라면 그야말로 재능의 낭비, 돈쥐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관점을 다시 얼굴마담론으로 바꿔서, 오히려 맵에디터가 스타2의 부산물이 아니라
스타2가 저런 맵에디터를 배급시키고 만들어진 맵을 구동하기 위한 얼굴 마담이라면?

이상의 요소들과 스타2의 새로운 배틀넷에 대해 블리자드측이 밝힌 다른 정보들 -포괄적 개념, 유사 방송 기능등-을 보면

블리자드측이 만든 새로운 배틀넷- 블리자드가 만들려하는 존재가 어떤 것인지 감이 잡힌다.

그것은 더 이상
[패키지 게임에서 pvp를 하는 네트워크]로서의 배틀넷이 아니라

모든 블리자드 게임과 그것을 기반으로 탄생된 컨텐츠를 포함한
[블리자드 월드]로서의
배틀넷이다!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들을 보자.

워3의 대표적 유즈맵중 하나로 방송대회가 꾸준히 유지되는 카오스

강력한 유즈맵 시스템과 잘만들어진 엔진, 원형이 되는 게임의 방대한 유저층으로 인해
유즈맵은 원형 게임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도타에서 발전한 카오스 같은 경우는 별도의 게임 대회가 주기적으로 열리며,
그것이 모태가 되어 카오스 온라인, 아발론같은 별개의 게임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가면 더이상 블리자드와 워3의 틀내에서 이뤄지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또한 맵 제작자의 입장에서도 유즈맵 배포한다고 뭐 돈이라도 받는 것도 아니고.
카오스 제작자며 카오스 자체의 원형이 되었던 도타  개발자 역시 맵 자체적으론 10원 한푼 받지 못했지 않는가.
맵 제작은 어디까지나 취미의 영역이 될수 밖에 없는데 정작 그 맵으론 대회, 방송등 프로레벨의 일이 행해진다는 모순또한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배틀넷 체제에선 이것조차 바뀐다.
현재의 앱스토어에서 프로그램들이 거래되듯 앞으로의 배틀넷에서는 맵제작자가 돈을 받고 맵을 판매할수도 있으며
그 맵에서 벌어지는 경기가 지금 카오스경기가 아프리카, 게임 방송국등에서 방송되듯
배틀넷 내부에서 방송, 중계될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얼굴마담으로서 스타2는
게임 자체 시스템 자체로는 기존 유저들에게 낯익은 존재여야 했고
동시에 맵 에디터나 리플레이등은 혁신적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다시말하지만 블리자드 측의 구상은 이것이다.
자사에서 만든 게임이 단순히 해당 패키지로서 소모되고 거기에서 나오는 맵,  대회, 방송등 부산물이 별개의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블리자드 월드'라는 거대한 세계의 일부가 되어 그 세계의 지원을 받는 동시에 그 세계를 더 거대하게 살찌우게 하겠다는,
그런 존재로서의 배틀넷을 확립하겠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단순히 게임 패키지 한두개를 팔아먹겠다는 이야기를 넘어서
게임 산업 자체에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이야기이다.

이 거대한 구상에 대해
블리자드가 한국의 게임 방송국, 대회의 이권에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
는 식의 반발은 너무 낮은 차원의 이야기이다.

아니, 애초에 스타크래프트 만든게 누구인데?
스타크래프트의 모든 저작권은 블리자드사에게 있다.
숟가락 얹은건 블리자드가 아니라 한국의 이른바 e스포츠계지. 
또,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제법 되겠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처음나왔을때 블리자드 쪽에서는 게임 대회와 중계, 즉 e스포츠 적 요소에 절대 둔감하지 않았다.
블리자드 주최의 게임 대회가 여럿 열렸고 우승 상금이나 각종 지원도 상당했다.
사실 그 바탕이 되는 래더 시스템 자체가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아디별로 '전자 게임'의 승패를 기록해 급수를 먹이다니!
이것은 명백하게 스타크래프트가 패키지 게임으로 소비되는 것에 그치는게 아니라
게임의 멀티 플레이가 스포츠의 영역으로 까지 발전하리란걸 감안한 제도였다.


그리고 그것을 언리미티드 어뷰징 파워!!! 로 망쳐놓은게 바로 한국
게이머들이지.
(거기에 데인 블리자드는 이후 내놓은 워크래프트3며 와우며 pvp를 급수화하는 게임에 모두
동시대에서 최고 수준의 어뷰징 대책을 갖춰놓았다.)
마사는 그때 그곳에 있었고, 래더 점수가 객관적 지표로서의 생명이 끊기는걸 본 사람이다.
그래놓고 정작 국내에서는 게임 대회열고 게임 방송국 생기고 10년 넘게 해먹고 있으니
이래놓고서 블리자드한테 숟가락 운운하는 놈은 양심이 없는게지.

그리고 오프라인 방송에는 오프라인 방송의 이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 세상 모든 게임회사가 블리자드도 아닌 이상 게임 방송국이 망할 일도 없다.
앞으로 게임 하는 사람은 늘면 늘엇지 줄지 않을테고, 
따라서 e스포츠, 혹은 게임방송국의 영역 또한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테니까.
(참고로 저 위의 카오스 스샷을 보라.
저 것은 ccb를 뒤흔든 '대리' 경기의 스샷이고 마사가 저것을 채택한 것은 의도적이다.
대리게임은 온라인 게임 대회여서 가능한 요소이고, 즉 온라인의 한계중 하나 아니겠는가.)

블리자드의 이 거대한 구상이 바라던대로 성공을 이루어 게임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인지
아니면 그저 게임회사 하나의 통합계정&스토어에 그칠런지.
그것은 지켜보면 알일이다.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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