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제는 알겠지만
마사는 한가지 장르에 팍!
하고 꼿힐 때가 있다.
최근에 꼿힌 장르는
다름아닌 호러!





이 영화는 조델 퍼랜드 주연의 영화이다.
그것도 사일런트 힐 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납치된 상태로 나오는 영화가 아니라
주연에 걸맞는 비중으로 화면에 나오는 영화다.
이상.








뭐 이건 농담이고,
간단히 말하자면 학대받는 아이를 구해냈는데 알고보니 아이가 악마-라는 줄거리의 호러 영화다.
헐리우드 여배우 A가 분한 에밀리는 사회복지사로서
조델 퍼랜드가 분한 릴리라는 여자아이가 부모손에 불태워지려는 순간 구해내고,
에밀리 자신의 과거와 그것을 찌른 릴리의 말에 의해 에밀리는 릴리를 맡겠다 자청한다.
그런데 헐리우드 남배우 B가 분한 아동심리치료사 남친이 릴리와 만난 날 밤에 불가사의하게 죽게 되는등
에밀리는 점점 릴리는 다르게 보게 된다.
그리고 릴리 역시 자신의 본성을 서서히 드러내는데-


영화 자체는 괜찮다.
우선 분위기 조성을 잘해냈다.

굳이 피칠갑이나 짝퉁 가야코를 갖다 쓰지 않아도 충분히 서늘한 분위기를 만들수 있다 이거야!

물론 이것의 일등 공신은 조델 퍼랜드다.
사실 사일런트 힐의 1인 3역에서도 그랬지만.
이 여자애는 무슨 서른살 먹은 것 처럼 연기를 한다!
지금 세계에서
-귀엽고 깜찍한 여자애의 탈을 쓴 악마-
를 이 여자애보다 잘 연기할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
사랑스럽지만 그 한커플 아래의 불길함- 말로 해도 어려운 것을 연기로 구현해내다니,
이 조델 퍼랜드라는 배우가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수 있을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뭐, 드류 베리모어 처럼만 안되길......)

마사가 조델 퍼랜드 하악하악이라서 이러는거 아니야.
마사말을 믿어.


그런데 결말부에- 릴리는 잠깐이지만 자신의 본모습, 혹은 그 모습의 반영을 드러낸다.
이 무슨!
지금까지 잘만 유지해왔던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란 말인가.
까놓고 말해서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 -아, 릴리스의 본모습은 어떻게 생겼을까?-하고 심히 궁금해할 경우 자체가 없다.
이 영화는 클로버 필드가 아니라고.
물론 이 영화가 자아내는 몰입감에는 호기심이 포함되어 잇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 궁금해 할 것은 릴리스의 본모습이 아니라, 릴리스의 본성 이다.
그러니 그건 확정지어 보여줄 것이 아니지.

실제로 이 영화에서 릴리는 초중반까지 다른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릴리는 악마일수도 있지만.
그저 초능력을 가진 아이일수도 있다는.

생각해보면 릴리가 저지른 악행이란 실제로 어린 아이에게
'남에게 들키지 않고 방해물을 제거할수 있을 능력'이란걸 쥐워졌을때 일어났을만한 일들이다.

게다가 릴리가 에밀리에게 줄기차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릴리는 악마가 아니라,
자기 능력에 우쭐해있지만, 결국 그 능력에 휘둘려 부모로부터도 공포의 대상이 된,
애정결핍의 어린아이일수도 있다.

실제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이 해석에도 많은 가능성을 둘 것이다.
아니 까놓고 말해서.
진짜 악마라면 그렇게 조잡하게 일을 처리하겠나?

하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며 이 영화는 그 가능성을 닫았고.
그로인해 릴리는 그냥 '어린애 모습의 괴물'이 된다.
이런 괴물 관객들이 오늘 처음 본 것도 아니고, 릴리는 그 괴물중에서 최고가 되기 힘들다.
사실 조델 퍼랜드가 워낙 연기를 잘해서 그렇지 캐릭터 자체만 놓고 보자면
케이스39의 릴리스는 오멘의 데미안에 한참 못미친다.
데미안은 종말의 위광을 등에 업고 있었잖아!


또한 에밀리는 어떤가?
그녀는 남자친구의 장례식에서 릴리의 손을 뿌리친다.
'어린애가 악마'라는 납득하기 힘든 일은 너무나 빨리 납득해버린다.
그리고 당장 이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려 애쓴다. 
아동을 학대에서 구하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택햇지만 결국 자신의 어머니와 다르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되는-
그 아이러니와 캐릭터의 깊이도 사라지고 그저 겁먹은 여인네가 될뿐이지.

어린애의 모습을 한 괴물과 겁먹은 여인네-
가능성을 닫자 주역들이 이렇게 전락해버렸다.
그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면 어땠을까?
릴리를 그저 악마로도 해석할수 있고, 또 한편 자신의 비범한 능력을 파괴적으로 사용하게 된
애정결핍의 여자아이로도 해석할수 있게 해놓았다면?

영화 렛미인이 원작과는 달리 호칸을 혐오스러운 존재로 단언하지 않아서 얻은 효과 이상을 얻었겠지.
아까운 일이다.




ps: 조델 퍼랜드 죽였다고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마사를 믿어.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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