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a는 학기가 끝나고 한동안 집에서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슬슬 바람을 쐬러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얼마전에 역앞에 생긴 전자마트가 떠올랐다.

 

그 전자마트의 최상층에는 영화관이 있어서 a는 걸어서 갈수 있는 곳에 극장이 생겼다고 좋아했었다. 

 

혼자서라도 가서 문화생활 좀 해야겠군!

 

그렇게 마음먹은 a는 집을 나와 전자마트를 향해갔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자 전자마트는 휴일이었다.

 

그런데 1층 문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는데,

 

마트는 휴일이라도 극장은 연다는 것이었다.

 

입구앞의 에스컬레이터 역시 가동중이어서 a는 그걸 타고 최상층으로 가기로 했다.

 

과연 휴일인 마트 안은 어둠이 내려앉아서 에스컬레이터 앞에 켜진 작은 형광등불에

 

새하얀천이 덮인 매장이 더욱 을씨년쓰럽게 비춰졌다.

 

그런데 어쨌거나 천은 천이고 에스컬레이터와 매장 사이를 막은 것은 유원지에서 흔히보이는 작은 바리케이트 뿐이었다.

 

같이 온 친구 녀석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야 이거 맘만 먹으면 넘어가서 싹 훔쳐올수 있는거 아니냐?"

 

확실히 듣고보니 보안이 너무 허술하게 보인다.

 

그러나 어차피 입구를 열어놓는 이상 진지하게 도둑질을 하려고 하는 사람에겐 격벽을 친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을테고.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이면 바리케이트를 넘어가서 매장안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괜히 엄중한 보안을 취했다간 이미지만 나빠지는게 아니겠나?

 

그리고 전자마트인데, 분명 시시티비는 가동중일걸?

 

그렇게 친구와 a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극장이 있는 최상층에 도착했다.

 

"아 이거 여기에도 바리케이트 쳐놨네. 그냥 넘어가야겠네."

 

친구 녀석은 이렇게 말하고 난간을 휙 넘었다.

 

a는 순간 망설였지만, 열려있는 극장 앞에 바리케이트 쳐놓은 쪽이 잘못이란 생각을 하고 난간에 손을 올렸다.

 

그런데 막상 넘어가지 않은건

 

열려있는 극장 앞에 왜 바리케이트를 쳐놓았을까?

 

우리가 첫번째 손님도 아닐텐데 이게 왜 아직도 여기있지? 라는 잠깐의 의혹때문이었다.

 

그래서 a는 살았다.

 

 

"거기서 뭐하세요?!"

 

다급한 여자의 부름.

 

a는 그 소리에 정신이 들었고,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볼수 있었다.

 

에스컬레이터의 구조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층으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면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이용자가 연속해서 올라갈수 있도록 둘은 접해 있다.

 

즉, 더이상 위층으로 갈 수가 없는 최상층에선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난간벽을 두손으로 붙잡고 넘어가려고 했던 a.

 

정신이 든 a의 눈앞에 들어온 것은 족히 20미터 거리는 되는 저 아래 어둑어둑한 1층의 바닥이었다.

 

허겁지겁 난간에서 뒷걸음치다 주저앉아버린 a를 더욱 소름끼치게 한 것이 있었다.

 

난 이 극장에 혼자 왔는데, 이 난간을 넘어가서 자신을 부른 친구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a는 다시는 그 극장에 가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극장은 마트의 휴일에도 문을 여는 것은 그만두고 마트와 휴일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한다.

 

마트에 도둑이 들어서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라 하는데, a는 진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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