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이 사는 곳은 지방 도시의 외곽 동네이다.

 

그녀는 종종 밤에 편의점에 들러 야식거리를 사오곤 하는데, 이때 지름길을 이용한다.

 

주택가 골목길중에 하나가 상점가로 그대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시간 단축이라는 점에선 귀중한 통로이지만, 벽과 벽 사이이라 가로등도 없이 어둡고.

 

벽 너머 주택의 전등불만이 유일한 광원인 으슥하고 기분 나쁜 길이다.

 

그 길을 이용하는 어느 날 a양은 뜻밖의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

 

 

골목길의 어두운 커브를 돌자 맞은편에는 희끄무레한 형체 둘이 서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 바라보니 그 것은 남자 고등학생 두명이었다.

 

뜻밖의 조우기도 하고 길이 좁기도 하여 일단 a양은 멈춰쉈는데,

 

상대쪽 역시 아무 행동 없이 그저 가만히 서있는 것이 아닌가?

 

이거 좀 위험한거 같은데. 그렇게 a양이 불안을 느낄때,

 

 오른쪽 남학생이 입을 열었다.

 

"야. 저 여자 니 눈에도 보이냐?"

 

 

 

문득 a양은 지금의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골목길.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긴머리 여자.

 

 

a양은 양팔을 앞으로 들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으흐우우우우후후후후우우우우우우-!!!

 

라고 외쳤다.

 

남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고.

 

a양은 유유히 그 뒤를 따라 걸어 편의점에 들려 삼각김밥을 사왔다.

 

사람이 살다보면 지나서 생각하면 미친 짓이지만 당시에는 완벽하게 합리적이고 이치에 맞는 일들을 종종 한다.

 

뭐 그런게 인생 아니겠나.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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