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는 귀신나무의 귀신에게 씌였었다.

 

c는 초등학교의 선생으로 교무실의 막내였다.

 

아마 그래서 였을 것이다.

 

방학식이 끝난뒤, 귀신나무를 가지고 학생들이 흉흉한 이야기를 해대니 가지를 잘라버리란 지시를 받은건. 

 

c는 학교 창고에서 톱을 하나 찾아들고 귀신나무로 갔다.

 

햇볕 아래라곤 해도 익히 명성을 들은 나무 아래에 서니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c는 '별일 아니다 별일 아니다'를 속으로 되새기며 단쪽으로 나있는 큰 가지를 잘라낸후.

 

가지를 들고와 학교 소각로에 던져 넣었고 폐지들과 함께 불태웠다.

 

그리고 c는 똑똑히 들었다.

 

쓰레기가 불타오르는 소리 사이에 섞여나온, 어린 남자애의 조롱하는듯한 웃음소리를.

 

 

그후로 c는 병이 들었다.

 

티비를 보거나 음악을 듣다가도 문득문득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책을 읽거나 자려고 누워서도 시야 끄트무리에서 어린아이의 그림자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더워서 식욕이 없고 잠을 못자는가 했던 c의 가족들도

 

날이 갈수록 말라가고 눈밑이 검게 물드는 c의 모습을 보곤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소에 귀신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c에게 들었던 어머니가 물어물어 용하다는 무당집을 찾았을때, c는 이미 기력을 잃어 오래 걷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무당은 어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당집에 들어서는 c를 보자마자 호통을 치는게 아닌가.

 

이 놈! 이 놈이 감히 누구앞에서 야료를 부리는게야!

 

깜짝 놀란 c와 어머니가 잠시 그 자리에 서있자니 무당은 '니들에게 그런게 아니다'라며 앉으라 재촉했다.

 

무당의 말인즉슨 c가 귀신나무의 가지를 자를때 나무에 붙은 귀신과 c 사이에 인연이 생겨나버려서

 

애 귀신이 c에게 옮겨 붙어서 죽음으로 몰아갈수 있게 된 것이라 했다.

 

날이 가면 갈수록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게 될 것이고 모습도 뚜렷하게 보게되리라.

 

그리고 애귀신은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며 무당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니

 

c와 어머니는 한번만 살려주세요하고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자 무당은 이리 살려달라카니 사람으로서 외면할수 없다면서 씻김굿을 하자고 했다.

 

c와 어머니는 무당이 정한 길일에 씻김굿을 받기로 했고, 무당이 시킨대로 c는 단식을 하고 목욕재계을 했는데

 

쇠약해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한바탕 씻김굿을 받은 이후, 넋이 나가있는 c에게 무당이 다가와서 말하길

 

이제 아 귀신이 떨어져 가뿟다. 

 

내 그놈을 환생도 못하게 만들어 삘라 켔으나 갸도 어린아이에 허망히 목숨을 잃은 불쌍한 아해인기라.

 

니는 이제 그 나무 주변에 발도 들이지 말그래이. 두번째는 손을 쓸수 없데이.

 

 

그 후로 c는 건강을 차츰 회복해서 개학식 이전에 선생일을 할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회복했지만

 

무당의 당부대로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갔다고 한다.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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