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은 대학 동기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강의와 강의 사이 한시간이 비는 날이 있어 카페에서 친구끼리 수다떨며 시간죽이던 때였다고 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그리 된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친구가 귀신 본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구가 초등학생때 이사간 집에는 귀신이, 그것도 둘이나 나왔다고 하는데.

 

한명은 백발을 길게 늘어트리고 하얀 얼굴을 한 할머니이고

 

한명은 짧은 단발의 여자아이인데 둘은 같이 있던 경우도 있어 손녀 지간이 아닐까라고 친구는 말했다.

 

처음 귀신을 본 것은 친구의 남동생이고 어느날 친구가 하교를 해보니 남동생이 문앞에 나와 울고 있었다.

 

왜 밖에서 울고 있냐 물었더니 할머니 귀신이 나왔다고 했다 한다.

 

친구가 주저하면서 살짝 문을 열어보았지만, 집안은 텅비어있었다.

 

그래서 그냥 남동생이 헛걸 봤다고 생각하며 과자로 유인해서 같이 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 자던 친구가 발바닥이 가려워 눈을 떴는데 어둠속, 발치에 왠 어린 여자애가 앉아서 발바닥을 스다듬고 있었다 한다.

 

놀래서 친구가 상체를 벌떤 세우자 자기 옆자리에 할머니가 단정히 앉아서 까만 눈으로 자길 뚫어저라 보고 있는게 아닌가!

 

친구가 지른 비명을 듣고 부모님이 달려왔을땐 물론 아무것도 없었지.

 

처음엔 애가 악몽을 꾸었거니 치부한 부모님도 집에 혼자 있거나 잠들때 귀신을 보는 일이 생겨

 

결국 가족 모두가 귀신에 시달렸다.

 

머리를 감을 때도 문 열어놓고 감았고 잘땐 늘 등 하날 켜놓고 잤다.

 

그 이야기들은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디테일하고 직접 겪은 티가 났기에

 

첨엔 귀신이 어딨어? 라 생각하던 a양도 어느새인가 몰두하고 진지하게 듣게 되었다.

 

 

'정말이지 이사가기 까지 1년 동안 정말 고생이었다니까'

 

'1년?'

 

a양은 되물었다.

 

'귀신 나오는 집에서 1년이나 살았단 말야?'

 

친구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어쩔수가 없었어. 이사가려면 당장 돈이 필요한데 어쩌니. 부동산에 따져도 자긴 모른다고 잡아떼지 진짜 양심없는 사람들.'

 

친구는 귀신보다 돈이 더 무섭네하고 웃어 넘겼지만, a양의 마음 한구석은 싸늘한 기분이었다.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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