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인 P씨는 지방에 발령되었을때 이상한 사건 신고를 받은 적이 있었다.

 

때는 자정에 가까운 한밤중.

 

경찰서에 한 노인의 전화가 왔는데, 그 내용인즉 누군가가 자기네 집을 들렸다 갔는데 그 사람이 영 수상하더란다.

 

그 노인의 생각으론 혹시 간첩이 아닐까 해서 신고를 했다고 한다.

 

정말로 용공사건이라면 별도의 조치가 있어야겠지만 신고자가 뭔가 확실하지 않은 말투로 일관하는데다가 농가에 홀로, 혹은 둘이 사는 노인들이 엉뚱한 신고를 하는 것도 흔한 일이라

 

추가적인 행동은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정하기로 하고 서에 남아있던 동료 한명을 대동하고 경찰차로 출발했다. 

 

신고자의 집은 그 지방에서도 외진, 산기슭이어서 찾아가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한다.

 

그들을 맞은 것은 황망한 표정의 노부부였고.

 

그들이 P씨에게 진술한 내용인즉,

 

-한밤중에 처음보는 남자가 집을 찾아왔다.

 

복장이며 수염이 수북한 얼굴이며 일반인같지가 않았다.

 

그 남자는 밥을 달라고 했는데, 영 딱해보이기도 하고 혹시 해코지를 할까봐 밥상도 부랴부랴 차려주고 탕이 없다 싶어서 김찌 찌개도 하나 끓여주었다 한다.

 

그 남자는 앉은 자리에서 밥상을 깨끗히 비운 다음, 밥공기 안에 주먹만한 돌을 하나 넣어두곤 말도 없이 산속으로 걸어갔다-

 

-라고 하는데 듣는 P씨는 어이가 없었다.

 

그 지역부터가 간첩이 나타날만한, 북쪽이나 해변 지방도 아니었고.

 

노부부가 이야기하는 '간첩' 의 행동이란 것도, -세계 멍청한 간첩상-이 있으면 유력 수상자 자리 맡아놓을만한 것이 아닌가!

 

심지어 노부부 자신도 자신들이 하는 말을 반신반의하고 있는게 역력했다.

 

그냥 뭔가 이상해서 신고는 해야겠는데 뭔가 꺼리가 없어서 간첩이라고 신고한....

 

그렇게 생각하던 P씨의 코에 단내가 느껴졌다.

 

그 단내의 근원을 따라 고개를 돌리던 P씨의 시선이 멈춘 곳은 노부부가 들고 있는 밥공기였다.

 

P씨는 안의 돌을 들어서 코에 갖다댔는데, 그러자 확실히 달달한 냄새가 강하게 났다고 한다.

 

차마 그렇게는 못했지만, 혀를 대서 햝았으면 분명 단 맛이 났을 것이다.

 

P씨와 같이 출동했던 경찰관이 그 이야기를 듣더니 돌을 다시 노부부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경찰쪽에서 조사를 하겠다며 그 자리에서 철수를 하는게 아닌가.

 

P씨는 돌아오는길에 의아해하며 동료한테 물어보았다.

 

일단 사건 신고가 들어왔고 그 돌은 증거 자료인데 그렇게 놓고와도 되는거냐고

 

 

동료는 오히려 P씨를 나무랬다고 한다.

 

"그건 댓가야. 바보야. 밥을 해준 저 부부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나중에 P씨가 듣기로는 그 돌은 천밀석이라 하는 것으로 사실은 돌이 아니라 

 

어떤 벌의 벌집이 버려져 바위틈에서 백년간 숙성되었을때 변하는 매우 희귀한 물건이라 하며.

 

읍의 한약재상이 상당한 돈을 주고 사갔다고 한다.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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