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판타지의 하나. 반지의 제왕은 수많은 판타지에 영향을 미쳤고, 특히 판타지 기반 rpg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그런 반지의 제왕의 온갖 괴물, 악령중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보이던 존재.
등장하는 분량은 짧디 짧은데도 독자에게 남긴 인상은 너무나 강한 존재.
간달프를 겁먹게 만든 유일한 존재.
모르고스가 세상에 풀어놓은 검은 악몽.
그것이 발로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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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에서 원정대가 발로그와 조우하는 부분은 여행의 초반부에 배치된다.
이야기 전체로 보았을때 간달프를 잃은 원정대가 스스로의 앞길을 선택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한다.
초반부의 전환점이자 반지의 제왕 전체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다.
반지의 제왕이 영화화한다고 했을때 마사를 비롯 수많은 반지의 제왕 독자들이 기대했던 장면이다.

그리고 피터 잭슨은 발로그를 공포스럽고, 거대하며, 박력있게 그리는데 성공한다!!!
반지원정대의 클라이막스는 결단코 발로그 vs 간달프 씬이다!


그런데 한편, 발로그의 모습이 원작과 다르단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때까지 발로그의 모습이라 그려졌던 것과 영화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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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로그는 영화의 발로그와 비슷한 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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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모그 vs 핀곤.
발로그의 왕이면서도 영화에서의 발로그에 비하면 박력도 품위도 좀 부족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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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그를 찌르고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글로르핀델.
사실 발로그는 마이어 출신이며 인간형이라고 나온다.
저런 모습이 아니라고 말할수 없다.

그렇다. 사실 발로그의 모습은 '저런 모습이 아니라고 말할수 없다'면 족했다.

왜냐하면 원전인 반지의 제왕에서 발로그의 모습은 상당히 추상적이며 짤막하게 묘사되기 때문.
사실 발로그의 외모 묘사가 나오는 유일한 장면에서 발로그를 목격한 반지원정대는 전원 공포에 질려서
들고 있던 무기까지 떨어뜨릴 지경이었으니 구체적으로 어깨 넓이는 어떻고 이빨숫자는 몇개인지 세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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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피터잭슨이 그려내고 이후 게임에 까지 이어진 발로그의 모습은 반지의 제왕에서 묘사된 발로그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일단 똑같지는 않다.
영화의 발로그는 두개의 뿔, 꼬리, 박쥐날개, 근육질몸등 데빌의 색채가 짙다.
우선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발로그에 대한 묘사를 외모 위주로 보자.

1.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불 저편에서 나타나다.
-현장에는 트롤도 있었으니 '거대한' 형용사가 붙은 것은 트롤보다도 크다는 이야기. 피부 자체가 검은 것인지는 불명.
2. 사람 같이 생겼으나 사람보다 훨씬 크다.
-일단 거대한건 확정이고. 사람처럼 두팔 두다리가 있다. 그러나 머리 모양이 어떤가 꼬리의 유무등은 불명.
3. 가까이 가자 불이 희미해지며, 뛰어넘자 불이 타오르며 그의 나부끼는 갈기와 등에 불이 붙는다.
-불을 조종하는 능력이 암시된다. 나부끼는 갈기털에 주목.
4. 오른손에는 칼, 왼손에는 여러 가죽끈이 붙은 채찍.
-무장하고 있다. 뒤에 보면 무기에 불이 붙는다.
5. 검은 그림자를 날개처럼......날개를 벽에서 벽까지 펼쳤다.
-살과 뼈로 된 날개든, 그림자로 된 날개든 날개가 존재하며 크기도 대단하다.

즉, 피터잭슨이 만든 발로그는 의외로

원작의 묘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동시에 시각적 효과까지 작살인 걸작인 것이다!


반지의 제왕에 있는 문구만 파다보니 발로그가 쓰던 -채찍은 불채찍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발로그는 마이어 출신이고 불의 존재였다.
실제로 운골리안트에게서 모르고스를 구할때 그들은 불채찍을 썼고.
운골리안트가 어둠 그 자체나 다름없는 존재이며 그 거미줄 역시 어둠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르고스가 빠져나오지 못했던 거미줄을 발로그들은 불채찍으로 찢을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반지의 제왕에서도 무기에 불길이 따르는 묘사가 있다.

다만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발로그는 지나치게 '몬스터적' 이다.
발로그는 본래 마이아 였고 타락해 모르고스의 부하가 된 이후에도 모르고스의 명령대로 움직인 충실한 병사였단 점에서 그들이 명령을 '듣고' '판단'할수 잇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또한 발로그의 왕 고스모그가 발로그들을 지휘했으며 발로그 자신이 오크, 트롤같은 하위병력을 지휘한 기록도 있으므로 그것이 말이든 텔레파시든 커뮤니케이션을 할수 있는 존재라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뭐 원래 반지의 제왕에서도 원정대에겐 문답무용으로 덤벼왔으니 선을 넘지는 않는다고 할까.

따라서 영화이후 각종 게임등에서 발로그의 이미지가 하나로 굳어져 가는 것은 왜곡이 아니라
원래 다양하게 해석되던 것이 특출나게 매력적인 해석이 나오자 정론화되어 가는 것으로 해석하노라!

그리고 반지의 제왕만 본 사람은 발로그와 사우론간의 역학관계.
까놓고 말해 발로그가 쎄염 사우론이 쎄염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하는데.
사실 발로그와 사우론은 비교대상으로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사우론은 참모고 발로그는 엘리트 보병에 해당하니까.
반지의 제왕만을 아는 사람들에게 실마릴리온까지 아는 사람이 자기 지식을 뽑내려다가 '사우론은 모르고스 졸개에 불과하거든?'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사우론은 모르고스 진영에서 대단한 권세를 누린 유력한 부하였다.
모르고스의 부하중 사우론과 동격이상일 가능성이 있던건 고스모그뿐이다.
엘프왕족을 자기 권한으로 붙잡아 직접 심문한 것을 보면 재량에 따른 작전권도 보장받은걸로 보인다.
굳이 둘을 전투력만으로 따지자면 확실히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판가름내릴 근거가 부족하긴 하지만.
일단 육체가 온전했던 사우론이라면 발로그에게도 밀리지 않았을 것이다.
거대한 늑대인간등으로 변신할수 있는 마력도 있었고 말야.

그럼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발로그는 사우론의 부하일까?
실마릴리온에서 사우론이 발로그를 부렸다는 직접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당시 사우론은 주로 늑대인간같은 요사스런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하지만 발로그가 모르고스군의 엘리트 병종이고 평상시에는 앙그반드 요새등 요충지 경비도 하고 있었으므로
사우론의 휘하에 그의 지휘를 받는 발로그가 있기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발로그는 사우론과의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다.
말그대로 모르고스가 세상에 남기고 난 흑암의 유산중 하나 일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선 사우론과도 마찬가지이군.
실마릴리온과 반지의 제왕은 결국 세계의 타락과 회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사시이고 영웅들이 주연인 이야기이지.
그러나 그 영웅들의 강력한 적대자인 발로그 역시 분명히 한자리 꿰차고 있는건 확실하다.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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