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문학을 필두로 창작의 세계는 리얼리즘이 지배했다.

이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긴 예술의 역사에서 그런 시대는 의외로 짧다.
어떤 의미 지난 세기의 특수성이 낳은 결과야.
창작의 본질을 살펴보면 판타지는 필연적이지.
그리하여 시대가 흐르자 다시 수많은 환상이 작가들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그 환상에는 인간과 '다른' 종족의 이야기가, 그들과 인간간의 이야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수많은 작품이 그 다른 종족이 인간을 먹거나 착취하는 것으로 설정한 쌍방간의 긴장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나간다.
여러모로 왕도적인 설정과 전개방식으로 무수한 흡혈귀물이 이를 증명한다.
흡혈귀 자체의 캐릭터성도 좋지만 작가 입장에서 이야기를 만들기도 쉽거든.
오늘도 건강하신 달공주님도 흡혈귀지비.

그런데-

마사는 그런 작품들에 일관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흡혈귀가 존재하는 세계관에서 말이다. 
흡혈귀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
그것에 격분하여 정의감과 사명감에 발톱끝까지 화륵화륵 타오르던 주인공이!

고기를 먹네-

냠냠쩝쩝.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는 나발,
솔직할 것도 없고 까놓을 것도 없이,
피 빨리는 것보다 고기 뜯기는게 훨씬 안좋은 것 아닌가.
더욱이 그런 이야기의 상당수가 흡혈귀는 피를 마셔야만 살수 있다는 설정인데
그럼 고기를 안먹고도 잘만 사는 인간의 육식은 흡혈귀의 흡혈보다 2중으로 안좋은 것 아닌가.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전혀없다!
딱히 현실의 육식논쟁을 반영한 심도높은 고찰까지도 안바란다!
'고기를 먹는 것과 다를게 뭐냐'는 항변조차 보기 드물다.
사실 흡혈귀 입장에선 마땅히 나올 말이 아닌가?

그러나 찾아보기 힘들다.
마치 그쪽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다는 듯이.
심지어 세르게이 루키아넨코의 나이트워치 시리즈에서
한걸음한걸음마다 자신의 옳고 그름을 따져야한다는 설정의 빛의 마법사들마저 그런 의식이 전~~~~혀 없다!
실제로 이 작품내에서 주인공 안톤의 흡혈귀에 대한 강렬한 반감이 편견의 수준이라 공감이 잘 되지 않는데.
만약에 작품내에서 '먹는 것'에 대한 고찰에 그노무 해괴망칙한 노래가사 올리기의 반만큼만 공을 들였다면, 독자들도 훨씬 공감하기 쉬웠을테고 작품 스스로의 완성도도 올라갔을 것이다.

인간과 타종족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관계중에서 가장 빈도수가 많고 주위에서 찾아보기도 쉽고, 사실 작가나 독자나 매일매일 직접 겪는 일인 육식을 빼놓고 이야기한다는게 결국 무슨 뜻이겠나?
이런 것은 결국 독자는 물론이고 작가 자신의 눈도 속이는 짓이고,
작가 스스로가 눈을 가리는데 이야기 속세계가 잘 굴러갈수 있겠는가?!

모잡지에서 인터뷰하길 자칭 '터부없는' 독설을 갈긴다던 왕비호가. 그 캐릭터가.
방청객석에 앉아있던 한나라당 나경원을 보는 순간!
갑자기 귀멀고 눈멀고 입막힌 것과 마찬가지다.
-친절한 마사는 bgm으로 하나 쏴준다.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아, 친절친절~


아무튼. 진정으로 인간과 타종족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인간의 육식-에 대한 언급을 피해선 안된다.
그것을 긍정하던 부정하던 간에 말이다.

ps : 자!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인가!

1.-자신이 당연히 여겼던 것에 의문을 품어라- 진리라 90점.

2-왕비호 까기- 동영상이 저러니 그럴듯하다, 80점.

3-나경원 까기- 한나라당 까기 역시 진리 85점.

Posted by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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