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후유미의 명 호러 시귀를
봉신연의의 만화가 후지사키 류가 그린
만화 [시귀]에 대해 말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류의 그림체는 희극적이다.


연극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카메라 클로즈업같은게 없는 연극에서 거리가 떨어진 관객에 까지 전달력을 얻기 위해선 모든 동작이 크고, 제스쳐가 많으며 말투며 표정변화등 잔뜩 과장된다. 
류의 그림에선 눈이 얼굴의 반만하고 무슨 말을 할때마다 머리만한 크기의 손발을 파닥파닥거리고 한페이지안에서 웃다가 울다가 웃으며 울기까지 하는 인물이 가득하다.
그것은 동양 판타지의 기원인 봉신연의의 개그, sf적 재해석에는,
어디에도 없는 세계를 그리기에는 적합했을지 모르나-






시귀랑 어울릴리가 없잖아!!!




시귀의 배경은 숲에 '둘러쌓인' 즉, 시골 마을이고,
그 마을이 죽음에 둘러쌓여가는 것이 전반이다.
그러나 사실 여기까지는 시귀의 진짜 매력이 나오지 않는다.
'외진 마을이 흡혈귀에게 먹혀가는' 이야기라면 스티븐 킹의 살렘스 랏등 시귀보다 나은 작품들이 있다.
그리고 시귀의 진짜 매력적인 부분인 후반.
그걸 눈이 얼굴의 반만하고 무슨 말을 해도 팔을 파닥파닥 거리고 웃다가 울다가 웃으며 우는 캐릭터로 어떻게 그릴 생각인가?

사실 이미 전반의 도입부인 1권에서 그림체와 이야기간의 충돌이 보인다.
우선 시골 깡촌을 모두 그런 그림체로 그린다고 하는 것은 역시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조연 노인들은 극화체로 그려져 있다.
배경도 상당히 실사풍으로 되어있고.
그러다보니 인종이 달라 보여!
애들은 얼굴 반만한 눈에 발사이즈가 300은 되어보이는데 노인들은 동북아의, 마사가 알고 너희들도 봐서 알고 잇는 그 노인양반들이니!
그리고 감정표현.
한페이지안에서 웃다가 울다가 웃으며 우는 애들로 무슨 감정 표현이 되겠나.
시귀의 도입부를 읽고 난 감상이 '이상한 애들 많네'라면 곤란하다.

또한 표정이나 몸짓으로 감정표현을 못하다 보니까 '눈'에 효과를 줘서 처리하려하는데 이것또한 같은 결과다.
눈이 정상인 애들이 없어!

결국, 시귀는 후지사키류가 봉신연의의 틀을 벗고 [시귀]의 작가로 거듭나지 않는 이상,
수많은 '좋은 원작을 살리지 못한' 작품중의 하나로 남을 것이다. 
 
Posted by 마사
l